우리나라 화폐는 전 세계적으로도 0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과거에 비해 물가가 많이 올라 1원이라는 돈은 가치가 없는 돈이 되어버렸지요. 10원도 돈의 가치가 거의 없습니다. 100원 쯤되어야 땅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주울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그렇기에 기억에서 잊을만하면 한두 번씩 뉴스에 나오는 화폐 개혁과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에 대해서 적어보려 합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이란?
Re '다시'와 Denomination '통화 단위의 호칭 절하'라는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통화의 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가를 동일한 비율로 낮추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1,000원을 1원으로 바꿔버리는 거지요. 이때 화폐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먼 훗날의 이야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 외로 우리 삶 속에 많이 다가와 있습니다. 가장 발견하기 쉬운 곳이 카페나 술집 메뉴판입니다.
길을 걷다가 보시면 '아메리카노 4.5!'라고 쓰여있는 입간판이나 메뉴판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4.5라는 숫자를 보고 "와 싸다. 4.5원이라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아메리카노가 4,500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요.
이렇게 화폐의 가치는 변함없이 화폐 통화 단위가 바뀌는 것이 리디노미네이션입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장점
① 거래와 계산이 편해집니다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실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큰돈을 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통화 단위가 크면 거래할 시에 불편합니다. 한두 번의 거래라면 그러려니 하고 사용하겠으나, 수백 수천번 거래가 지속되면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또한 숫자가 너무 크면 직관적으로 금액이 얼마인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재무제표를 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② 지하경제에서 유통되는 돈을 양성화시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하게 되면 화폐의 액면가가 바뀌기 때문에 필히 은행에서 새로운 화폐로 바꿔야만 합니다. 음성적으로 돌아다니던 돈들이 외부 세계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단점
① 국가 시스템의 변경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됩니다.
시행 초기에는 1,000원과 1원을 혼용해서 쓰겠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머릿속의 '1,000원은 1원'이라는 계산 방법이 사라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지불하고 가격 표시 방법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돈과 관련된 모든 전산 시스템을 차례차례 바꿔나가야 합니다.
② 물가가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1,000원이 1원이 되면 화폐의 가치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심리적으로 물건의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럴 때 4,800원에서 4.8원이 된 카페라테 한 잔을 은근슬쩍 5.0원으로 인상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명확한 화폐 단위가 인식되기 전까지는 0.2원이 아주 적은 금액이라고 느껴질 테니까요.
리디노미네이션 역사
우리나라는 2번의 리디노미네이션을 거쳐왔습니다.
첫 번째는 1953년 2월 15일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생산활동은 줄어들고, 거액의 군사비 지출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대통령 긴급명령 제13호를 공표하면서 화폐 개혁을 시행합니다. 100 : 1로 통화 가치를 절하하면서 100원을 1환으로 바꿉니다.
두 번째는 1962년 6월 10일입니다.
긴급통화조치법을 통해 화폐 유통과 거래를 금지하고 10 : 1 비율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하여 당시 10 환을 1원으로 변경합니다. 이때 적용한 1원이 지금의 1원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1,000원이 1원이 되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많은 국가에서 시행했습니다.
대한민국이 리디노미네이션을 할지 하지 않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나라들이 화폐 개혁을 통해 통화 가치의 절하를 해왔습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980년 대 이후 총 68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좀 더 깊게 자료를 분석해보고 싶으신 분을 위해 2019년 4월 19일 날 발행한 한국투자증권 리포트 [리디노미네이션 사례와 시사점]를 첨부해놓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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