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근교로 드라이브를 다녀올까?'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주변을 주시해야 하기에 운전을 한다는 것은 저에게 피곤, 귀찮음이라는 단어가 바로 떠오릅니다. 자동차가 있음에도 버스와 지하철이 편한,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저에게 요즘 너무나 기대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업계의 혁명, 자율 주행이지요.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율 주행에 관심이 있는 분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자동차 자율 주행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운전에 관여를 하는지, 시스템이 얼마나 관여를 하는지에 대해 나눠져 있지요. 각 단계는 미국의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의 자율 주행 단계의 정의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자율 주행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자율 주행 0단계 - No Automation
가장 낮은 단계입니다. 운전을 함에 있어서 자동화 요소가 없는 상태이지요. 차량 주변에 물체를 감지하여 경고음을 알려주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이 장착되어있는 자동차라 하더라도 자율 주행 0단계입니다.
센서를 통해 운전자에게 알림 신호만 줄 뿐, 자동차 속도와 방향 제어는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탑승한 운전자가 센서의 신호를 듣고 수동으로 제어를 해야 하지요. 제 오래된 중고 소나타는 자율 주행 0단계에 해당합니다.
자율 주행 1단계 - Driver Assistance
2010년 즈음부터 나온 양산차들이 대부분 자율 주행 1단계에 해당됩니다. 차량 내부에 장착되어있는 카메라 센서를 통해 속도를 제어합니다.
예를 들면, 앞 차량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앞 차가 속도를 줄이면 자체적으로 거리를 계산해서 속도를 줄이고, 앞차가 빠르게 달리면 그만큼 속도를 올려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따라갑니다.
일정 속도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서 조금 더 진화한 방식입니다. 차선 유지 기능도 자율 주행 1단계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주행의 책임은 여전히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돌발상황이 벌어지면 운전자가 빠르게 관여를 하여 감속과 가속, 조향 모두 직접 제어해야 합니다.
자율 주행 2단계 - Partial Automation
2015년 무렵부터 출고되는 양산 자동차들이 해당됩니다. 앞서 자율 주행 1단계가 차량과의 간격 유지를 위해 속도만을 유지했다면, 자율 주행 2단계부터는 자동차 시스템이 스스로 조향까지 수행합니다.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는 거의 문제없이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행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전방과 주변 환경을 지속해서 살피면서 자율 주행 시스템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 적극 개입해야 합니다. 도시 내의 복잡한 도로보다는 고속도로와 같이 일정 조건에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율 주행 3단계 - Conditional Automation
최근 몇몇 자동차에서 시도되고 있는 자율 주행 단계입니다. 사람의 개입 없이 조향과 속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만약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도로 주행 상황을 파악하고 추월도 가능합니다. 자율 주행 3단계에서는 내 앞에서 달리고 있는 차량뿐만 아니라 옆 차량, 뒷 차량, 신호등, 표지판, 가드레일 등의 모든 조건을 인지하고 감시하여 운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부터 운전자는 운전대와 가속페달에 손과 발을 올려두지 않아도 됩니다. 자율 주행 2단계처럼 상시 주변 상황을 보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하지만 자율 주행 시스템이 자동차 제어를 요청하면 운전자는 언제든지 자동차를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자율 주행 4단계 - High Automation
이제 우리가 상상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시 운전자의 개입이 아닌, 시스템이 대처를 하는 단계입니다. 자율 주행 3단계처럼 운전자에게 운전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도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지형, 센서 작동에 문제가 있는 날씨와 같이 아주 특수한 경우에만 운전자가 주행을 제어합니다. 만약, 운전자가 제어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알아서 안전한 장소에 정차합니다.
아직까지 양산단계는 아닙니만 2022년 이후부터는 자율 주행 4단계 차량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율 주행 5단계 - Full Automation
진정한 자율 주행 단계입니다. 탑승자는 자동차에 원하는 목적지만 입력하면 알아서 차량이 움직입니다. 운전자의 개입이 완전하게 불필요합니다. 비포장도로, 지형 파악이 어렵더라도 주행이 가능한 단계입니다.
자동 주행 5단계가 되면 지금처럼 일관된 자동차 내부 모습이 아닌, 개별 맞춤형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굳이 지금의 모습과 같이 자동차 운전석이 전방을 주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바쁜 비즈니스맨은 움직이는 작은 사무실로 꾸밀 수도 있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작은 극장으로 꾸며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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