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변 사람들의 투자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랑 어떤 점이 다른지, 내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 항상 생각하고 복기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블로그 글을 쓰려고 카페에 나왔다가 우연찮게 건너편 자리에서 제 나이 또래로 보이는 친구 3명이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가 거의 주도적으로 이야기했는데,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무조건 미국 기술주에 투자해라! 이게 답이다!"
저도 친구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하던 그와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미국 기술주는 앞으로도 계속 잘 나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미국, 기술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잘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과연 무조건! 미국과 기술주만이 답일까요?
2010년 이후의 미국 주식 시장 모습
① 미국 시장은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습니다.
2010년부터 미국 주식은 거침없이 달렸습니다. 무려 404.5%라는 수익률을 기록했지요. 이는 유럽의 113.8%, 신흥국 72.13%, 아시아, 태평양 128.7%를 훨씬 뛰어넘는 수익률입니다. 굳이 미국 말고 다른 국가에 분산 투자를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② 장기간의 조정 없이 상승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V자 반등이었지요. 단기간의 손실 구간만 버티면 바로 수익 구간으로 접어드는 돈 복사기 역할을 했습니다. 솔직히 약세장이라고 할만한 구간 자체가 없었습니다.
③ 기술주는 환상적인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무려 800%가 성장했습니다. 기술주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같은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는 말 그대로 대박을 쳤습니다.
이 정도면 무조건 미국!, 무조건 기술주! 에 투자하는 게 올바른 선택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투자 기간을 좀 더 길게 본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위의 3가지 판타스틱한 결과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주식 시장 모습
① 10년간 미국 주식은 박스권에 머물렀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S&P500이 10년간 횡보를 했습니다. 심지어 약 9% 정도 하락했습니다.
거기다가 이 당시 미국 주식보다 미국 외 주식의 수익률이 더 좋았습니다. 항상 미국 주식만이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닙니다.
② 장기간 손실을 기록한 해도 분명 존재합니다.
요번 코로나 때처럼 약세장이 항상 빠르게 반등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1950년도부터 장기간 약세를 보였던 시기는 매우 많습니다.
2000년 IT버블이 터졌을 때는 -50% 손실을 감당해야만 했으며, 전고점까지 회복하는 데에 929일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57% 손실이 발생했고, 517일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③ 기술주는 환상적인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 ETF는 -80%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장이 좋아서 이런 수익률을 경험해보지 않으신 투자자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경험해봤습니다. 진짜 주식하기가 싫어집니다. 답이 없습니다.
만약 전 재산이 투자되어있는 ETF가 -80%를 기록한다... 상상 이상의 지옥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80%가 되기 전에 두려움이 앞서 손절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IT버블 시기의 차트를 가져와서 비교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은데요? IT 버블 시대에는 당연히 저런 수익률이 나오죠...'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버블은 끝나 봐야 버블인 것을 알게 됩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나 알 수 있겠지요. 지금이 버블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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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생각했습니다.
'2020년에도 미국 기술주가 여전히 최고의 성과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저 역시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다양한 자료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것과 지금까지 미국 기술주가 큰 성과를 거뒀으니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둔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각하면 무조건 미국 기술주가 맞지만, 지난 20년 전을 생각하면 미국 기술주는 피해야 할 섹터가 됩니다. 과거 데이터 통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너무나도 달라집니다.
당연히 저도 정답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투자자들에 비해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투자자입니다. 그렇기에, 분산투자를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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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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