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마음먹고 값비싼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했는데, 길거리에서 한 명 두 명 보이기 시작하면 기분이 이상합니다. 처음에는 "음, 저 사람도 뭣 좀 아는군!" 하지만, 그 브랜드의 제품이 점차 대중들 사이에서 흔하게 사용되면 왜인지 모르게 점차 나는 그들과 똑같은 제품을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아끼던 고가의 브랜드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되지요.
이러한 감정을 마케팅, 경제 용어로 스놉 효과(Snop Effect)라고 합니다.
스놉 효과?
대중들 사이에서 특정 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면 특정 제품의 수요와 선호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조금 표현이 강하지만 속물 효과라고 하기도 합니다. Snop이라는 단어의 뜻이 속물입니다.
또한 남들이 다 쓰는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마음속에는 "나는 남들과 달라!"라는 약간의 잘난 체가 내포되어있기도 하지요. 이러한 상황을 보고 마치 시커먼 까마귀 떼 속에서 혼자 고고하고, 우아하게 보이려는 백로 같다고 하여 백로 효과라고도 합니다.
스놉 효과, 속물 효과, 백로 효과 모두 같은 말입니다.
스놉 효과는 크게 2가지 조건이 일치해야 발생하게 됩니다.
첫째는, 신속함입니다. 고급스러운 제품을 다른 사람과 다르게 나는 지금 이 순간, 소비함으로써 남들과 나는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둘째는, 대중화입니다. 나만이 소유하고 있던 제품의 가치를 남들이 공유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그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습니다.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더 이상 남과 내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즉, 나만 갖고 있던 물건이 흔해져서 더 이상 나만 소유하는 물건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제품의 선호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스놉 효과입니다.
스놉 효과의 예
스놉 효과의 가장 대표적인 부정적 사건은 '빈센트 앤 코 시계 사건'입니다.
100년 동안 유럽 왕실에만 판매되던 스위스 명품 시계라는 타이틀로 2006년 세상에 나왔지요. 수많은 연예인들을 내세워 홍보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1억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주고 시계를 구입하게 됩니다.
하지만 '빈센트 앤 코'는 존재하지 않던 시계 브랜드였습니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공장에서 중국산 부품을 대충 조립해서 만든 제조 원가 10만 원짜리 시계였던 것이지요. 그때 수많은 사람들을 홀렸던 문장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 1%의 귀족들만 착용하는 시계" 그뿐이었습니다.
제가 겪은 스놉 효과도 있습니다.
바로 인디밴드였습니다. 음악에 조애는 없지만 듣는 것을 좋아해서 잡다하게 음악을 들었는데, 그때 이 가수 진짜 음악 좋다고 생각했던 게 '10Cm'였습니다. 정말 제 주변에는 아무도 모를 때 매일 같이 그들의 음악을 들었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더니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기 시작하니 왜인지 더 이상 10Cm라는 밴드가 매력이 없어지더군요. 제가 알정도였으면 이미 음악에 조애가 깊은 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밴드로 알려져 있었겠지만요.
이렇듯 스놉 효과는 나만 소유하고(알고) 있음으로부터 느끼는 특별한 감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베블런 효과와 차이점
스놉 효과와 베블런 효과가 비슷하기에 자주 비교가 되고는 합니다. 우선 간단하게 베블런 효과에 대해서 설명하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그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경제가 어렵더라도 비싼 귀금속, 프리미엄 자동차, 가전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더욱더 프리미엄이 붙지요. 에르메스 같은 최고급 명품을 생각하면 됩니다.
스놉 효과와 베블런 효과의 차이점은 1950년 미국 경제학자 라이벤슈탄이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라는 경제학 잡지에서 설명합니다. 굉장히 직관적이고 이해가 쉽습니다.
스놉 효과는 대중과 차별되고 싶은 욕망이기에 '대중들의 소비'와 관련이 깊고,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비싼 제품을 과시욕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과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스놉 효과가 나쁜 것일까?
속물 효과라는 단어 때문에 느낌이 그다지 좋지가 않습니다. 허영심만 가득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내비치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스놉 효과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과 비슷하게 행동하게 해야겠다'는 인간의 본성이지만, '남들과 다르고 싶다'도 역시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요.
요즘은 소비가 자신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소비의 가치는 결국 소비를 하는 사람에게 달려있기 때문이지요. 남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다르고 싶은 욕구를 소비를 통해 보여주는 것을 속물이라고 표현하기는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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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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