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식 투자 붐이 일었을 때에도 주식 투자를 하지 않던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주식은 도박이야!'라는 생각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매일 주식에 신경 쓰는 게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친구였지요. 그런데 얼마 전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며 단체 카톡방에 사진을 하나 올리더군요.
약간의 수익을 보았기에 무슨 주식을 샀나 유심히 보니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동전주였습니다. 나름 첫 투자하는 것 치고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투자에 옳고 그름은 없기에 별 말없이 단체 카톡방 글만 읽었는데, 나중에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100,000원짜리 주식은 200,000원 되기 어려울 거 같은데, 500원짜리 주식은 1,000원 되는 게 쉽지 않을까?"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동전주가 뭔가요?
말 그대로 동전으로 살 수 있는 주식을 이야기합니다. 주당 가격이 1,000원이 넘으면 지폐주라고 합니다. 물론, 정식 명칭은 아닙니다. 그냥 사람들이 재미 삼아 쓰는 말입니다. 미국에서도 1달러 미만의 주식을 동전주, 페니 스톡이라고 하지요.
비교적 소액으로 많은 수량의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동전주 투자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왠지 모르지만 50만 원짜리 주식 하나보다는 500원짜리 주식 1,000개를 갖고 있는 것을 좋아하더군요.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투자를 합니다. 기관, 외국인이 딱히 동전주를 싫어한다기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당 가격이 싸기 때문에 큰 금액을 투자하여 물량을 매집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규모 있는 금액을 투자하면 호가창의 매도 대기 물량을 전부 소화하면서 주식 가격이 크게 올라버립니다.
그렇기에 몇몇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기관의 개입이 없는 개인 투자자들의 진검 승부처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는 듯합니다.
동전주에 투자하는 이유가 있나요?
역시나 높은 변동성입니다. 가격이 싸니 매수와 매도를 가볍게 할 수 있지요. 커피 한잔 값이면 주식 10주 정도를 살 수 있으니까요. 주로 단타 투자 성향이 높은 분들이 좋아합니다.
테마주 영향을 받기도 쉽습니다. 한 번 제대로 테마주로 엮이면 정말 떡상을 하기도 합니다. 운용자금 규모만 크다면 가격을 끌어올리기 쉽고, 주변의 개미투자자들 역시 부담 없는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거래량을 동반하며 상승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동전주는 위험합니다.
대부분 동전주 종목은 회사 내부 사정이 좋지 않아 동전주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뛰어난 기술력과 우수한 경영진을 갖고 있는 회사가 단기적인 실적 부진, 산업전망의 일시적인 충격(이를테면 코로나 19와 같은)으로 가격이 폭락해 동전주가 되었다면, 투자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나라 정도의 효율적인 증권시장에서 단기적 악재로 좋은 기업이 동전주가 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가격이 흘러내려 동전주가 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침몰하는 배에 올라타는 꼴입니다. 배의 90%는 이미 바다에 잠겨있고, 10%만 바다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그런 배 말이지요. 운이 좋게 파도가 도와줘서, 고래가 지나가서 배가 살짝 바다 밖으로 조금 더 떠올랐을 수도 있으나, 곧 다시 침몰합니다.
바다 위로 떠있는 10% 부분도 언제 바다 밑으로 완전히 침몰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변동성을 좋아하는 투자자들은 주식 가격이 폭등하는 것만 생각합니다. 급락하는 경우는 전혀 고려하지 않지요. 장밋빛 환상에 젖어 500원짜리 주식이 1,000원이 되는 상상만 합니다. 단기간에 2배가 되는 것이 쉽다는 뜻은 단기간에 반토막이 나기도 쉽다는 이야기겠지요.
위의 친구 말처럼 100,000원짜리 주식이 200,000원 되는 것은 분명 어렵습니다만, 주당 200,000원짜리 주식이 단기간에 100,000원 되는 것도 생각 외로 어렵습니다.
주식 투자란 무엇일까요?
저는 늘 '투자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나쁜 투자와 좋은 투자도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동전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투자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본질은 적정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존재하는 기업에 투자하여 기업이 본래의 가치를 평가받는 데에 있으니까요. 조금은 고리타분할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동전주에 투자하실 때에도 기업의 가치가 주당 600원은 되어야 할 거 같은데, 300원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면 굉장히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단순히 주당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하지요. 가치보다는 가격에 집중한 투자입니다.
장기간에 걸친 투자를 한다고 하면, 삼성전자가 외부 요인에 의해 단기간 50,000원에서 40,000원이 되었다고 겁이 나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기업을 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은 가격이 하락했을 때 추가 매수를 하기가 보다 쉽습니다.
그러나 투기적으로 동전주에 투자하면 가격이 하락했을 때 추가 매수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추가 매수를 했을 때, 배가 완전히 침몰해버릴까 봐 두려움이 듭니다.
세상에는 좋은 주식이 많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큰 수익을 돌려주는 애플, 삼성전자 같은 주식들 말이지요. 마음이 불안한 투자 방법이 아닌, 마음이 편한 투자 방법을 통해 부자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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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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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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