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돈을 아끼는 사람보고 짠돌이, 구두쇠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지요. 과거의 선비 문화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제 나이 30대 또래의 친구들은 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며, 아껴 쓰고 절약하는 것에 대해 큰 반감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저처럼 빠르게 돈을 모아 조기에 은퇴하는 꿈을 갖는 게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유튜브,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1억 모으기, 5억 모으기, 10억 모으기 등의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저도 포함되어있겠지요. 돈을 많이 모아서 조기 은퇴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렇기에 저는 매우 돈을 열심히 모으는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그러나 돈 모으기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돈이 모여나갈 뿐, 강압적으로 얼마를 모아야 한다고 집착하지는 않으니까요.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돈을 모으는 그 행위 자체에 집착한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강압적으로 돈을 모으지 마세요.
인터넷 글들을 보다 보면 자신을 너무 옥죄어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자금 계획을 짜 놓는다거나, 너무 소액의 카드값을 정해놓고 강박적으로 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주 적은 한 달 카드값을 정해놓고 거기다가 자신을 강제로 맞춰 넣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대단하다 싶은 마음이 들고, 그분들의 부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어서 제 자신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강압성은 오래 지속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언젠가는 중단하게 됩니다. 중단만 하면 다행이고, 때로는 소비 폭발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투자와 저축, 자산의 증식은 인생 전반에 걸쳐 함께 가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한 달 두 달, 좀 더 길게 잡아 1년 동안 미친 듯이 아껴 쓴다고 하여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도 없고, 만족할만한 성과도 그다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스트레스만 받을 뿐입니다.
돈 모으기는 시스템입니다.
장기적인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늘, 내일, 이번 달, 이번 연도라는 단기적 시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시간의 지평을 넓게 확장시켜야 합니다. 지금 당장 자신을 옥죄면서 급작스럽게 바꾸려 하기보다는 돈이 세는 아주 사소한 습관 하나 두개 정도를 3~6개월에 걸쳐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이지요. 수십 년을 살아온 성격과 소비 습관, 가치관이 어느 한 날을 기점으로 바꾸겠다 결심하고 실행해도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갈아타기 귀찮아서 탔던 택시 이용 횟수를 줄이고 버스나 지하철 타기, 밤마다 입이 심심해서 별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시켜먹는 배달음식 줄이기, 매일 저녁마다 친구들과 마시던 술자리 줄이기, 가까운 편의점보다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마트에서 물건 사기 등의 사소하지만 소비를 유발하는 습관들은 많습니다.
이 중에서 자신이 생각할 때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하고 바꾸고 싶은 그 어떤 습관의 횟수를 의식적으로 줄여나가는 겁니다. 대신 그 외에 다른 것들은 그냥 평소와 같이 하면 됩니다.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무조건 강압적으로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내 행동 모두가 돈 앞에 구속받는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냥 작은 습관 하나 고쳐나가는 것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물론 습관을 고쳐보려 했는데 도저히 되지가 않고, 인생의 중요한 낙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냥 포기하면 됩니다. 단순합니다. 다른 고칠만한 습관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고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받으면서 고칠 이유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몇 가지 안 좋은 소비 습관들을 바꿔두면 지출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크게 줄어듭니다. 돈을 아껴 쓰겠다가 아니라, 습관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접근한 것이니 돈에 내 몸뚱이를 맞춰 산다는 느낌도 피할 수 있지요.
돈은 집착으로 모으는 것이 아닙니다.
구조와 시스템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돈을 쓰지 않는 습관들이 쌓여서 나도 모르게 돈이 쌓이는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성과가 보이지 않고 오래 걸릴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는 훨씬 현명하며 편안한 방법입니다.
돈을 모으는 데에 집착하면 오래 지속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정말 독한 놈들 몇몇은 가능할지 몰라도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대부분 제 풀에 지쳐서 쓰러집니다.
돈이 모이지 않는다고 극단적인 자기 구속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장기적으로 심신이 모두 지치고, 나중에는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 반감심도 듭니다. 돈을 많이 쓴 달에 카드값을 보고 자책하지도 마세요. 모두가 다 그러고 삽니다.
돈의 액수에 집착하기보다 사소한 행동을 바꾸는 것에 집중하세요. 그래야 돈 앞에 내 인생이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행복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돈이 모여갑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 시드머니 모으기까지 저축만 할까요? 투자도 함께 할까요? ]
시드머니 모으기까지 저축만 할까요? 투자도 함께 할까요?
재테크에 관심이 하나도 없던 사람이라도 직장에 들어가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좀 더 빠르게 자산을 증식하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시작하
lljjww.tistory.com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