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피상 (3,250m) - 2014. 1. 5
어젯밤 잠이 들기 전 양말을 빨아 롯지 밖에 널어놓고 잤는데, 아침에 보니 꽝꽝 얼어있었다. 새벽 날씨는 엄청 추웠다. 나는 그리 추위를 많이 타는 성격이 아니라서 아직 버틸만했지만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면 대책을 세워야 할 듯했다.
차메에서 피상까지는 가는 길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폭포와 계곡, 나무들을 마주했다. 하나같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멋진 관광지가 될 만한 곳들이었다. 풍경 그 자체에 압도당했다.
걷다 보면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어른들은 일을 하러 마을 밖을 나간 듯 아이들만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쳤는지 우리를 보고도 그다지 신기해하지 않았다. 사진을 찍을 때에도 거부감이 그다지 없었다. 참으로 고마웠다.
우리의 목적지인 피상은 오후 4시 무렵 도착했다. 피상은 어퍼(Upper) 피상과 로우(Low) 피상으로 나뉘어있는데, 우리는 로우 피상에 숙소를 잡았다. 트래킹 길은 어퍼 피상이 훨씬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고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에 내일 트래킹은 어퍼 피상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조금이라도 고도가 낮은 곳에서 자는 게 푹 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었다.
롯지에 저녁 6시에 저녁식사를 하겠다고 예약을 한 후 어퍼 피상으로 올라갔다. 안나푸르나 4봉이 로우 피상보다 더 잘 보인다고 했다. 자그마한 사원이 하나 있어서 간단하게 예를 올린 후 멍하니 안나푸르나 4봉을 올려다봤다.
정말 멋진 산이었다. 이렇게 높은 산을 가까이서 보는 게 처음이었는데 뭔가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구름 하나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 안나푸르나 4봉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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