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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세계 일주

[세계일주 여행기, 태국] #10 한국에서 다시 만나요.

by 곰같은 남자 2021. 2. 19.
태국, 빠이 - 2013. 12. 12 ~ 19

 

해먹에 눕거나, 카페에 널브러져 있거나, 밤새 술을 먹고 뻗거나. 3가지 중 하나의 활동밖에 하지를 않았기에 여행 초반부터 너무 쳐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스러운 빠이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함께 놀던 사람들이 하나둘 빠이를 떠나기 시작한 것도 빠이를 떠나겠닥 결심하게 된 큰 이유였다.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겼다. 19일 아침 치앙마이로 돌아가는 버스 티켓을 구매했다. 며칠간 수많은 감정을 교류했던 사람과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담담하게 헤어졌다. 

 

 

버스는 빠이에 올 때처럼 구불구불한 산길을 수백 번 돌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버스를 타기 전, 형과 누나들이 든든이 먹여 보낸다고 여러 음식을 사주었는데 배가 가득 찬 상태로 버스가 요동을 치니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옆에 덩치가 엄청 큰 아저씨한테 밀려 허리를 피지도 못하고 있었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차에서 토할 뻔했다. 나는 멀미 따위 없다는 작은 믿음이 산산이 조각났다.

버스는 구불구불, 구불구불 계속 내려갔다. 국방부 시계도 흘렀는데... 이 따위 3시간짜리 고통이라고 안 지나가겠는가...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왔다. 원래의 계획은 라오스 루앙프라방 - 방비엔 - 비엔티엔을 여행하는 국민 루트였지만, 빠이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그보다는 팍세라는 도시 근처의 시판돈을 한 번 방문해보라 이야기해주었다. 고민 없이 일정을 바꿔 루앙프라방을 루트에서 빼버렸다. 바로 방비엔으로 간 후 남부 팍세를 여행하고 태국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 빠이에서 헤어진 친구가 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 8시, 우본랏차타니행 버스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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