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네팔 안나푸르나 트래킹은 빠질 수 없는 여행 코스입니다. 평소에도 등산을 즐겨하신 분이라면 장기간의 트래킹 시 필요한 물품을 막힘없이 준비하시겠지만, 초보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과 제 경험을 바탕으로 트래킹을 하는데에 꼭 필요한 준비물이 무엇인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처럼 등산 경험이 전무하더라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트래킹 루트이니 걱정 마시고 떠나시면 좋겠습니다.
필수 등산 장비
▶ 등산 배낭
트래킹 시 가장 중요한 것을 두 가지 꼽으라면 첫 번째는 등산 배낭입니다. 여러 물품을 넣고 최소 5시간 이상은 걸어야 하며, 고산으로 올라갈수록 숨쉬기도 힘들고 체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불편한 배낭은 정말 산행을 지치게 만듭니다.
배낭 등판이 착용자 등에 잘 달라붙어 뒤로 처지는 느낌이 들지 않고 허리 벨트가 단단한 제품을 구매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허리 벨트는 두 번 세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배낭은 어깨로 메는 게 아니라 허리로 메야합니다. 그래야 장기간 산행에서 지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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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위의 링크에 나오는 도이터 배낭을 메고 산행을 했습니다. 1년 동안 메고 세계일주를 하면서 등판이 휘거나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고 허리 벨트도 매우 튼튼합니다. 꼭 위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좋은 등산 배낭을 메고 산행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배낭에는 돈을 아끼지 마세요.
▶등산화
두 번째로 중요한 물품입니다. 오랜 시간을 걷는데 발이 아프면 산행을 중단하고 싶어 집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어떻게든 걸어간다고 하여도 아름다운 안나푸르나의 풍경을 즐기는데에 방해가 되겠지요.
디자인과 브랜드보다 자신의 발에 잘 맞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꼭 매장에서 신어보시고 구매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구매하신 후 신발을 길들이신 후에 트래킹을 해야 물집이 잡히지 않습니다. 등산화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등산 스틱
산행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지만 단지 히말라야 트래킹만을 위하여 구매하는 것은 돈이 아깝습니다. 등산 스틱의 사용감에 따라 트래킹 난이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지지는 않기 때문에 등산 스틱은 현지에서 렌털 하기를 추천드립니다.
렌털이 아니더라도 게스트하우스 창고에 가면 트래커들이 버려두고 간 등산 스틱이 많습니다. 저는 남들이 버린 등산 스틱을 주워 들고 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고급 등산 스틱 구매할 자금을 등산 배낭과 등산화에 투자해주세요.
▶ 침낭
계절에 상관없이 해발 4,000미터 이상 올라가면 매우 춥습니다. 숙박을 제공하는 롯지도 나무로 만든 집들이 많아서 따뜻하다는 느낌은 없기에 침낭은 필수입니다. 저는 세계일주를 위해 사놓은 봄/가을용 경량 침낭을 들고 갔는데, 주변 사람들 조언을 듣고 두툼한 침낭을 렌털 했습니다.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제품이라 렌털이 꺼림칙하다면 최대한 겨울용으로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범용성이 좋고 부피가 적은 봄/가을용을 구입하셔서 렌털 한 겨울용 침낭을 덮는 방법도 있습니다.
등산 의류
제가 다녀온 12월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안나푸르나 트래킹 최대의 비수기이며, 실제로 트래커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 겨울용 재킷
약 4,500미터를 지나기 시작하면 바람이 칼처럼 날아옵니다. 정말 살이 베이는 바람이라는 게 어떤 건지 알겠더군요. 날씨가 매우 춥기 때문에 꼭 겨울용 재킷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가장 겉에 입는 옷이기 때문에 방수가 잘되고 열 배출이 잘 되는 고어텍스 제품들이 좋습니다.
▶ 바람막이 재킷
겨울용 재킷은 불편하고 일반 티셔츠로 돌아다니기 애매할 때 유용한 재킷입니다. 무게도 가볍고 바람도 제법 잘 막아주기 때문에 꼭 하나는 가져가야 합니다. 한겨울이라도 고도가 낮은 곳을 트래킹 할 때에는 생각 외로 덥고 땀이 납니다. 겨울용 재킷까지 입으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바람을 적당히 막아주는 두께의 바람막이 재킷을 입고 산행하면 됩니다.
▶ 상의
땀 흡수가 잘 되는 제품으로 여러 장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산행이 끝난 후 저녁에 빨래를 하더라도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잘 마르는 소재의 옷이 좋습니다. 약간 덜 말랐더라도 빨래집게로 배낭에 고정시켜놓고 산행을 하면 됩니다.
겨울 산행 기준으로 반팔은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 아무리 땀이 난다고 하여도 절대 반팔을 입을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여름철 산행이라면 반팔을 하나 정도는 준비해 가도 좋아 보입니다.
▶ 하의
땀 배출이 잘 되는 제품이 좋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방수입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날씨도 급격하게 변하고, 작은 개울 같은 곳을 건너는 경우도 생깁니다. 추운 날씨에 바지가 얼어붙으면 체온도 뺏기고 거동도 불편하기 때문에 꼭 방수가 되는 제품으로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하얀색이나 너무 어두운 색보다는 회색빛이 좋습니다. 흙탕물 같은 곳을 지나거나 흙길을 걷게 되면 먼지와 흙으로 금세 바지가 더러워집니다.
▶ 양말
발목 위로 올라오는 장목의 등산 양말이 좋습니다. 쿠션감이 좋아야 발이 쉽게 피곤해지지 않습니다.
▶ 모자
머리의 온도를 지켜주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자를 준비해 가시면 됩니다. 저는 비니를 쓰고 다녔는데 모자를 쓰지 않고 트래킹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모자가 잘 어울리지 않는 두상이라면 굳이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진 찍으면 예쁘게 안 나옵니다.
▶ 장갑
트래킹을 하는 계절에 따라 다릅니다만, 5,000미터가 넘어가면 정말로 바람이 칼처럼 아픕니다. 이왕이면 스키용 장갑처럼 두툼한 제품을 준비해 가는 게 좋습니다. 고도가 낮은 지역을 대비하여 얇은 장갑을 가져가도 좋지만 짐은 하나라도 줄이는 게 좋기 때문에 겨울용 장갑 하나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기타 물품
▶ 현금
트래킹 중 숙박을 하는 롯지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조금 넉넉하게 현금을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 헤드 렌턴
트래킹 시 등산 스틱을 양손에 잡고 산행을 하기 때문에 손에 들고 다니는 제품보다는 헤드 랜턴이 유용합니다. 이른 새벽에 등반하는 경우(토롱라를 넘을 때, 푼힐 전망대를 갈 때)가 있기 때문에 렌턴은 필수입니다. 저는 준비하지 않아서 고생했습니다.
▶ 선글라스 & 선크림
자외선에 바로 노출이 되기 때문에 시야 보호와 피부 보호를 위해 준비해 가야 합니다.
▶ 우의
생각 외로 날씨가 빠르게 변화합니다. 제가 트래킹을 할 당시에는 다행히도 기상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여름철에는 비가 많이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에 옷이 젖으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감기 몸살, 혹은 고산병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니 괜찮은 제품의 판초 우의를 챙겨가는 게 좋습니다.
활동성도 떨어지고 한번 쓰면 버려야 하는 일회용 비닐 우의보다 등산 브랜드에서 나오는 우의를 추천합니다. 2만 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합니다. 혹시나 비를 대비하여 집에 있는 우산을 챙겨가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를 막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한 손이 부자연스러워 트래킹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 티슈 & 세면도구 & 물통
동행하는 여행자가 있다면 공용으로 쓸 두루마리 휴지 하나 정도면 충분합니다. 롯지도 사람 사는 곳이라 티슈 정도는 구할 수 있습니다.
세면도구 중 샴푸와 바디클렌저는 며칠간 사용할 만큼 소분하는 게 좋습니다. 사실, 그것보다는 머릿결이 조금 상하더라도 비누를 가져가는 게 편합니다. 가볍고 부피도 작으니까요. 또한 일정 수준 고산으로 올라가면 갑작스러운 체온의 변화로 고산병이 올까 봐 샤워를 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도 비싸고요. 개인적으로 칫솔과 치약, 비누 정도만 가져가면 충분하다 봅니다.
날진이라는 물통을 많이 추천하는데 써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에 가격을 검색해보니 13,500원 정도입니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니 물통이 필요하신 분은 구매하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겨울 산행이었기에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아서 물도 그렇게 많이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 고산병 약
비아그라와 다이아막스를 많이 챙겨갑니다. 고산병을 절대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저와 함께 산행 중에 만난 동생은 고산병 때문에 몸을 못 움직여서 농가에 있는 소에 얹혀 안전지대까지 내려왔다 했습니다. 고산병 약보다 중요한 게 등반 속도이니 고산병 약만 믿고 너무 무리한 산행은 절대 금물입니다.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27 결국은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래킹으로!
네팔, 포카라 - 2014. 1. 1 포카라행 버스를 타러 가기 위해 체크아웃을 하는데 카운터를 보는 직원이 길을 막았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숙박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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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안나푸르나의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가 기억에 납니다.
정말 멋진 곳이니 많은 분들이 방문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항상 안전하시고, 행복한 여행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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