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 이야기/암호 화폐

탈중앙화 암호 화폐의 문제. 거래 보증, 복사결제(이중 지불)

by 곰같은 남자 2022. 1. 12.

비트코인은 중앙화 된 화폐 시스템을 벗어나고자 만들어진 암호 화폐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떠한 방식으로 탈중앙화를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거래를 보증해주어야 상호 간의 거래 신뢰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도 생기지요. 그렇기에 비트코인 내에 자리 잡고 있는 기술적 방법을 이해해야 합니다.

거래의 신뢰와 보증을 위해 도입된 방법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3~4차례 걸쳐 적어볼 예정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비트코인이 갖고 있는 태생적인 문제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합니다. 

 

 

거래의 신뢰와 보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잘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지갑 속에 있는 현금은 프린팅 된 종이일 뿐이며, 동전은 광물일 뿐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 이제는 debt, 즉 신용으로 돌아가는 경제 시스템입니다. 그 어디에도 실체는 없습니다. 계좌 속에 있는 숫자와 비트코인은 별다른 차이가 없는 데이터 조각일 뿐입니다.

 

그런데 버거킹에서 와퍼세트를 주문하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거나 지폐를 건네주면, 나를 보증할 필요 없이 3분 후 와퍼세트를 손에 쥐어줍니다. 종이 한 장을 건네거나 카드사 장부에 X월 X일, A는 버거킹에서 와플 세트를 얼마에 사 먹음이라는 장부만이 생길 뿐인데요. 이를 거래의 신뢰라고 하지요. 그리고 매 초마다 발생하는 모든 거래는 방금과 같이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거래가 종결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가에서 철저하게 중앙화 된 관리 감독을 하기 때문이지요. 카드사는 거래 내역을 보증하며, A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부정사용을 감시하며, 은행은 데이터로 적힌 돈의 양을 보증하고, 경찰은 위조지폐를 사용한 사람을 체포하고, 사법기관은 관련 법령에 따라 부정 사용한 사람을 엄벌에 처하며, 돈을 회수합니다.

방금 전 발생한 단 하나의 거래를 위해 매우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리, 감독을 하며 거래를 보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문제가 드러납니다.

'데이터 조각이 A에서 버거킹으로 이동되었다는 것을 누가, 어떻게 보증할까...?' 

 

 

암호화폐가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점

1. 거래의 보증

비트코인은 태생적으로 정부의 독점적인 화폐 발행과 중앙 집관화된 시스템에 반발해서 나온 화폐입니다. 당연히 국가는 기존 화폐 시스템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호의적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여 화폐의 원활한 사용을 위한 거래를 보증해준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겠지요. 

 

처음 암호화폐를 계획했던 사람들도 원치 않을 겁니다. 독립적인 화폐 시스템을 개발한 건데 당국의 관리감독이라니요. 민간의 의탁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가만큼 확실하게 보증하는 민간도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확신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 채로 시들시들 사라져 버렸을 겁니다.

 

2. 이중 지불

암호 화폐는 온라인에서 데이터로 존재하기 때문에 파일을 복사하듯 데이터를 복사하여 여러 번의 중복 결제를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감시할 사람과 제도가 없기 때문에 매우 불안정한 시스템이지요. 이중 지불을 책임지는 사람도 없으니까요. 

 

실제로 디지털 화폐를 만들겠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비트코인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1980년대 데이비드 차움의 디지 캐시(Digicash), 1997년 아담 백의 해쉬 캐시(Hashcash), 1998년 웨이 다이의 비 머니(B-money), 닉 자보의 빗 골드(Bitgold)등이 있었습니다만 기술적 한계로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2022년까지 살아남았습니다. 바로 위의 이야기한 두 가지 문제, 거래의 보증과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그렇기에 블록체인 기술과 비트코인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간혹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같은 뜻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이는 다른 개념입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닌 비전공자입니다. 전공자에게는 쉬운 용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저와 같은 비전공자가 쉽게 설명하는 것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업을 이해하고 투자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