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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세계 일주

[세계일주 여행기, 인도] #55 오르차의 유적지

by 곰같은 남자 2022. 7. 31.
인도, 오르차 - 2014. 2. 1 ~ 2

 

오르차는 길 곳곳에 유적지들이 많았다. 관리가 되고 있는 유적지도 있는 반면,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반쯤 파손되어있는 유적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정된 인원으로 넓은 유적지를 관리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니 이해는 되었지만, 저 멀리 타국에서 관광을 온 나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르차에서 3일간 머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유적지에서 보냈고, 남는 시간에는 게스트하우스 앞에 있는 주전부리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오르차의 강과 다리
오르차의 강과 다리

유적지의 이름도 모른 채 웅장하고 거대한 건물만 골라서 구경했기에 사실 아직까지도 정확한 유적지의 이름을 모르고 있다. 모든 건물이 돌로 지어졌으며, 비슷한 양식의 구조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자항기르 마할과 라자 마할 정도는 기억이 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녹색의 개천이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엄청난 양의 녹조가 낀 것이겠지만 꽤나 도시의 풍경과 잘 어울렸다. 약간 신비한 느낌마저 받았다.

 

줄지어있는 샤트리스 영묘 3개
샤트리스

가장 좋았던 곳은 샤트리스라는 곳이었다. 굳이 시간을 내어 간 것은 아니었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가 가게 되었는데, 길게 늘어선 일정한 양식의 건물이 주는 안정감이 있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이곳은 영묘였다. 이 지방을 다스리던 왕들의 무덤이었으나 그것도 모르고 천방지축 뛰어다녔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의 릉 위에서 술래잡기를 한 것과 비슷한 느낌은 아니었을까 하는 마음에 미안하기도 하였다. 

건물은 계단을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함께 간 누나와 함께 바로 앞에 흐르는 베트와 강과 저 멀리 떨어지는 석양을 바라보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샤트리스 영묘 위에서 줄지어 늘어선 영묘를 찍은 흑백 사진
샤트리스

나는 델리에서 출발하여 터키 이스탄불로 도착하는 비행기 티켓을 며칠 전 구매해둔 상태였으므로, 인도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었다. 계획상 오르차의 셋째 날에 델리로 떠나야만 했다. 델리 관광에 큰 기대나 욕심은 전혀 없었지만 몇 가지 보고 싶은 것 정도는 있었기에 짬을 내어 이틀 정도 델리에서 머물기로 했다. 

누나에게 혹시 함께 델리로 갈 생각이 있는지 물었으나, 누나는 오르차가 마음에 든다고 하였다. 조용하며 운치 있는 풍경을 조금 더 즐길 시간이 필요하다 했다. 바라나시부터 오르차까지 함께 한 일행이었으나 헤어질 순간이었다. 릭샤를 타고 잔시로 돌아와 델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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