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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이야기/평범한 오늘

잘 못 입금된 돈 돌려준 후기 [처리 방법, 돈 돌려받는 방법]

by 곰같은 남자 2021. 1. 10.

다들 가끔씩 그런 상상해보고는 하지 않나요? "내 통장에 한 1,000만 원만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저에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생깁니다.

 

2,000만 원이 통장에 입금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입금이 된 줄 몰랐습니다. 한참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카톡이 하나 왔습니다. 대신증권이었습니다.

 

 

제가 투자일임사를 통해 자산배분을 하는데 18,349달러가 원화 매수 체결되었다는 문자였습니다. 대신증권 MTS에 들어가 보니 정말 2,000만 원이 들어왔더군요. 송금자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산처리 오류인지, 누군가가 정말 착오송금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대신증권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상담원 연결을 신청하니 대기 인원이 90명을 넘어가더군요. 상담원 연결을 포기하고 이런저런 ARS 카테고리를 누르는데,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안내 음성이 들렸습니다. 순간, 급한 마음에 비밀번호를 눌러버렸죠...

 

비밀번호를 누르고 나니 아차 싶었습니다. 신종 보이스피싱에 낚였다!!! 제 머릿속 상상은 이랬습니다.

이미 핸드폰이 해킹됐다. → 모르는 사람이 내게 돈을 보낸다. → 뭐지? 하는 마음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한다. → 이미 해킹된 핸드폰이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만들어둔 고객센터로 연결된다. → 대기 시간을 엄청 길게 설정해놓아 ARS내 모든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 다른 카테고리로 유도하여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한다. → 알아낸 비밀번호로 돈을 유유히 출금해간다.

 

한 5초만에 위의 생각이 주르르륵 펼쳐지더군요. 이대로 가다가는 증권 계좌 내의 모든 돈이 출금될 것만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일이고 나발이고 일단 대신증권 지점으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대신증권 지점 방문

지점을 방문하여 대신증권 어플을 켜보니 아직 이상징후는 보이지 않더군요. 다행히도 사람이 없어서 바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상담원께서 이곳저곳 전화를 하여 진위여부를 확인해보니 실제로 누군가가 제 계좌로 착오송금한 게 맞았습니다. 그 돈은 원래 제 돈이 아니니 관심 없었습니다. 가장 궁금한 것은 비밀번호가 유출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상담원분께 증권사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면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게 맞는 건지 물어보니 ARS 이용 시 몇몇 카테고리에서는 업무처리를 위해 물어본다고 하였습니다.

 

처리 절차

얼마 후 대신증권 고객센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잘 못 입금된 원화가 전부 달러로 환전되어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확인을 하더군요. 투자일임사를 통해서 투자를 하는 계좌라 원화가 입금되면 자동으로 환전한다고 설명하니 바로 이해를 했습니다. 상담원께서 아주 친절하게 실제 착오송금인 게 확인됐는데 돈을 돌려주시는 것에 동의를 하는지 물었습니다. 당연히 제 돈이 나니니 "돌려주는 데에 동의합니다." 이야기하니 처리가 끝났습니다. 

 

 

달러는 원화로 재 환전이 되었고, 환전에서의 손실은 책임자 승인 입금이라는 말과 함께 재 입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1월 5일 제 계좌에서 출금이 되었습니다.

 

잘 못 입금된 돈을 쓰면 어떻게 될까?

과거 대법원 판례에 따라 횡령죄가 성립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범법자가 되어버립니다. 소액이라면 모르고 실수로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해명을 하거나 돈을 갚아줘야 하는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궁금증이 이어져서 계속 검색을 해보니 재밌습니다. 쓰면 횡령죄이지만, 착오송금된 돈을 꼭 돌려줘야만 하는 의무사항은 아니랍니다. 잘 못 송금된 돈을 돌려받기 위해 은행이 강제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2019년 자료를 보니 착오 송금액 3,202억 원(이렇게 많은 것도 신기합니다) 중에 약 50%만 원래 주인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쓰지도 못할 돈 왜 안 돌려주나 싶은 마음에 알아보니, 최근 이런 방법의 보이스피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돈을 잘 못 보냈으니 내 계좌로 다시 돈을 보내줘라. 하여 돈을 보내줬는데 보이스피싱 돈 세탁과정에 연류될 수 있는 것이지요. 바로 금융사기 관련으로 엮이나 봅니다. 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은행 혹은 경찰의 중재하에 처리하는 게 가장 올바른 방법인 듯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돈을 착오 송금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① 자금 반환 신청

 

가장 우선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이체를 실행한 해당 금융기관과 연락하여 착오 송금된 상대방에게 자금 반환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위에 말씀했듯이 은행은 돈을 돌려받기 위한 강제 조치를 취할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거나, 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② 소송

 

평범한 사람이 소송을 해볼 경험이 없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소송 해야 합니다. 법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관계로, 인터넷에 나온 정보를 토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채권 가압류 및 추심 명령 민사소송 : 내 돈을 쓰지 못하도록 막고, 착오 송금된 돈의 주인이 '나'임을 못 박는 장치

2) 부당이득 반환청구 민사 소송 : 상대방이 돈을 써버린 상태라면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해야 돈을 전부 받을 수 있음.

3) 형사소송 : 이래도 저래도 안 돌려주면, 횡령죄로 고발. 수사 결과 고의로 안 돌려준 정황이 포착될 경우 횡령죄 성립

 

어렵습니다. 소송은 전문가와 함께!


위의 내용 다 필요 없습니다!!!

돈을 송금할 때 꼭꼭꼭 계좌번호, 수취인 다시 다시 또다시 확인하세요!!!

한 순간의 귀찮음이 평생의 후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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