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왔습니다. 모두가 주식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소주 한 잔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주식 이야기를 하는데, 최근에 주식을 시작한 친구가 이야기했습니다.
"야, 주가 빠질 때마다 돈을 더 넣으면 물타기 제대로 되는 거 아니야? 평단을 최대한 낮춰놓고 주가가 조금 오르면 익절 하는 거지! 어떠냐 내 매매전략?"
뭔가 그럴싸 하지요. 물타기를 통해서 평균단가를 낮춰놓고 주가가 상승하면 익절 하면 되니까요.
카지노에는 이와 유사한 베팅 방법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마틴 게일 베팅 시스템'입니다.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전 판에 베팅한 금액의 두 배를 이번 판에 베팅합니다.
승률이 50:50인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10,000 원을 베팅합니다. 게임에서 지면 전 판의 두배인 20,000 원을 베팅합니다. 또 지면 전 판의 두배인 40,000원을 베팅합니다. 승리하면 전의 베팅한 두 판에서 잃었던 1만 원, 2만 원을 회수하고 1만 원을 법니다.
하지만, 카지노 플레이어 사이에서 이 방법은 "파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투자금은 유한하다.
2%가 하락할 때마다 첫 투자금의 두 배를 넣기로 합니다. 만일, 초기 투자 금액이 100만 원이라 가정했을 때 2%가 하락할 때마다 10번을 넣으면 -20%까지는 커버가 가능합니다. 이때 마지막에 투자되는 금액은 과연 얼마가 될까요?
무려 10억 원 정도 됩니다. 투자한 금액의 합계는 20억 원이 넘습니다. 이 정도의 큰 자금을 갖고 있는 분이 얼마나 있을까요? 몇 번을 지속하지 못하고 중단하게 됩니다.
물론, 카지노와 주식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카지노는 베팅에 실패했을 때 100% 확률로 원금 손실이지만, 주식은 단순히 가격이 낮아진 것뿐이지요. 매도하기 전까지는 손실이 아닙니다. 버티면 언젠가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종목 선별 능력은 그다지 뛰어나지가 않다.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일반 개미투자자는 종목 선별 능력이 그리 좋지가 못합니다. 장기적 추세로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업 분석 없이 추가 매수를 통해 물타기를 하다가 반등하는 시기에 이익 실현을 몇 번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됩니다.
우리의 뇌는 겁이 많다.
철저하게 기업분석이 되어있더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원금에서 크게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계속해서 투입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High risk, High return 원칙을 고수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전략이 불분명하고, 경험치가 적습니다.
단기간 하락세니 버티면 분명히 올라간다는 생각보다 먼저 드는 생각은 단 하나입니다.
"내가 틀렸나...?"
이런 생각이 들면 원칙을 지켜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면 단돈 10,000원도 매수 버튼에 손이 안 갑니다.
반등 없이 하락기간이 길어지거나 계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면, 더 이상 수익에는 관심이 없어집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목표는 원금 회복뿐입니다. 그도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 조금이라도 주가가 상승해 손실폭을 최소화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운이 좋아 약간의 상승으로 감내할 수 있는 손실률에 도달하면 가차 없이 매도합니다.
이미 머릿속에는 "이제 올라간다!" 보다는 "아 드디어 손해를 줄였다. 여기서 손해 본 것은 빨리 손절하고 다른 데에서 벌자."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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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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