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하시는 분 중에 워렌 버핏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피터 린치, 필립 피셔, 조엘 그린블라트, 벤저민 그레이엄 등 미국 내의 저명한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유럽 투자 시장의 대가를 꼽으라면 바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럽 투자 시장의 전설로 남아있는 앙드레 코스톨라니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예전에 그의 저서 두 권을 사두었는데, 그중 1권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 나오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델에 대해서 적어보려 합니다.
인터넷에 나오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델?
구글에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라고 검색을 하면 아래와 같은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금리와 경제사이클로 나눠 어떤 시점에 어떠한 자산을 갖고 있어 하는 가에 대한 투자 사이클입니다. 그러나 제가 코스톨라니 선생님의 책을 모조리 독파한 것은 아니라 장담은 못하겠지만, 이런 식의 그림은 나오지 않습니다.
경제 사이클과 비교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위와 같은 형태 모델이 나올 수는 있겠으나, 코스톨라니 선생님의 저서에 나오는 달걀 모델은 투자자들의 심리 [책의 표현에 따르면 소신파와 부화뇌동파라 칭합니다.] 에 따라 거래량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가가 어떤 사이클을 만드는지에 대한 내용뿐입니다.
책에 나오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델!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책에 아래와 같은 달걀 모델이 나옵니다. 타원형의 달걀은 주가입니다.
책에서는 시대 상황과 연결지어 설명하지만, 시대상황 이야기는 빼고 책에 나온 그대로 쓰겠습니다.
A1 :
소신파 투자자들은 뉴스에 매일 같이 주식을 아무도 거래하지 않으려 한다는 기사가 나올 때 Y지점[주가가 저점]부터 차근차근 매수를 합니다.
A2 :
경기가 점차 살아나면서 주가는 주변 상황에 맞춰 상승합니다. 거래량도 증가합니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이때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은 여전히 소신파 투자자들과 혼혈아 투자자[책에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소신파와 부화뇌동파 반반을 섞었기 때문이며, 이들은 투자 경험이 어느 정도 있고, 시세 상승을 알아차릴 정도의 판단력을 가진 사람들] 입니다.
A3 :
자동적으로 A3단계로 넘어갑니다. 바로 부회뇌동파 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기업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오직 대중의 흥분만이 가격을 올리는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언론이 대규모 주식 매입에 대해 보도하고 사교 모임에서 주식이 주된 이야기가 됩니다. 모두가 주식을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며 무조건 자신과 함께 주식을 사자고 합니다. 유행하는 주식만을 사며 저평가된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돈이라는 요소가 있는 한 A3구간은 계속됩니다.
이때 소신파 투자자들과 혼혈아 투자자들은 X지점[주가가 고점]에서 이들에게 주식을 팝니다. 국면이 막바지에 다다릅니다. 부화뇌동파는 더 이상 수중에 돈이 없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신용으로 산 주식이 전부입니다. 더 높은 가격에 살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아무도 없습니다.
B1~B3 :
위의 글처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시대 상황을 기술해나가면서 어떻게 폭락이 이루어졌는지 나옵니다. 주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를 하다가 시장이 폭락하면서 증거금이 부족해 반대매매로 큰 손실을 입는 이야기입니다.
시장에 비관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거래량이 상승합니다. 매도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집니다. 매도가 계속되니 가격이 계속 떨어집니다. 매도가 매도를 부르고, 다시 또 매도를 부르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결국 부화뇌동파는 견디지 못하고 주가가 최저점에 왔을 때 주식을 매도합니다.
누구한테? A1 국면을 즐기는 소신파 투자자에게!
조금은 간담이 서늘해집니다.
A3 지점이 특히 그러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뭔가... 요즘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어딜 가나 주식 이야기이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주식을 거들떠도 보지 않던 사람들이 증권 계좌를 만들어 묻지 마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주변에 매수와 매도를 헷갈리는 친구도 주식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주식 가격이 계속 오르니 빚을 내서 투자를 하기도 하며, 리스크 관리는 전혀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연일 KOSPI 신고가 기사가 보도됩니다. 코로나 이후 모든 국가가 돈을 풀기 때문에 돈이라는 요소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끝이 어떻게 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끝없는 상승은 존재할 수 없다 생각합니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합니다.
정확하게 어느 지점에서 매수하고 어느 지점에서 매도하면 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문제는, 시장이 완벽하게 '오늘부터 하락'이라는 시그널을 주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델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만, 단기적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일반인은 절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A3 초입 국면에서 잘 못 된 판단으로 주식을 전량 매도한다면 엄청난 상승장을 놓칠 수 있습니다. 상승장을 놓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주식을 투자하지 않는다고 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강한 상승장이 계속 이어지면 분명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내가 너무 일찍 팔았다!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 이번이 인생 마지막 기회다 가즈앗!"
전문적인 투자자라면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 경우의 대응책을 준비하겠지만, 일반인 투자자 중에 시장 상황별 대응책을 준비하고 투자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을 겁니다.
또한, 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거래량과 주가 사이클입니다. A3 국면에서 1년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고, B1 국면에서 1년 동안 천천히 하락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언제 어떤 일로 급격하게 주가가 폭락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델이 사람들의 패닉 셀링까지 감안하여 만든 모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의 짧은 식견으로는,
코스톨라니는 이 달걀 모델을 통해 주식을 사고 팔라는 의미로 만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의 투자 심리와 몇 가지 시장을 예측하는 지표 정도로 참고하라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그가 우리에게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델보다 전달하고 싶었던 투자 방법은 두 번째 책 제목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가 모든 걸 표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중들[부화뇌동파]과 다르게 행동하라"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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