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오피스텔과 같은 주택을 구매하기 전에 창의 방향을 살펴봅니다. 이는 향별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주택의 향별로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떠한 향을 선호하는지 알아두면 주택을 구매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주택의 향별 장단점
모든 주택이 반듯하게 동서남북 방향으로 창문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동, 서, 남, 북 방향에 따른 장단점만 이해하고 있다면 남서향, 북동향과 같은 방향도 어떠한 장단점이 있는지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 남향
해가 낮게 뜨는 겨울에는 집 전체에 햇빛이 들어와 따스하며, 여름에는 겨울보다 해가 높이 뜨기 때문에 햇빛이 적게 들어와 생각보다 덥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겨울과 여름의 온도 차이가 큰 나라에서는 당연히 선호될 수밖에 없는 방향입니다. 추운 겨울철 빛이 잘 들어오지 않으면 외부와 실내 온도의 차이로 결로가 생기고, 습한 환경 때문에 곰팡이가 피게 됩니다.
다만,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나 오피스텔이어도 가격이 좀 더 비싸게 거래가 됩니다. 또한 자외선을 지속적으로 받기 때문에 옷이나 가구의 색이 바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방향이고, 낮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는 사람(어린 자녀, 노인, 가정주부 등)이 있다면 남향집은 최고의 선택입니다.
▶ 동향
떠오르는 햇살이 집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밝은 아침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오전 중에는 계속 집에 햇빛이 들어오지만, 오후가 되어 서쪽으로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집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듭니다.
이러한 특성은 계절에 따라 장단점이 발생합니다. 여름에는 한낮의 해가 집으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시원하지만, 겨울이 되면 낮에도 일조량이 부족하여 조금 춥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서울로 이사 오기 전 살던 부모님 댁이 동향이었는데, 눈이 부실 정도로 아침에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햇살이 밝은 아침을 마주하니 하루가 상쾌하게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지요. 특히나 저는 더위를 많이 타는데 여름철에도 집이 엄청 덥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 서향
서향과 동향은 선호도가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서향보다 동향을 조금 더 선호합니다. 동향과는 반대의 향으로 나있는 주택이니 장단점도 동향의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여름에는 달궈져 있는 집안으로 한낮의 해가 계속해서 내리쬐기 때문에 집안 전체가 덥지만, 겨울이 되면 낮에 충분한 햇빛이 들어오면서 동향집보다 집안이 따스합니다.
서쪽으로 뷰가 좋다면 해가지면서 보이는 노을도 매력적입니다. 아침에는 출근하기 바빠서 밖으로 보이는 뷰를 즐길 시간이 없지만, 퇴근 후에는 바깥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 북향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향입니다. 계절이 바뀌더라도 햇빛이 전체적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 방향입니다. 여름에는 직사광선으로 햇빛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만, 겨울에는 다른 집들에 비해 추운 편입니다. 그렇다고 북향집이라 하여 집안에 빛이 아예 안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집 내부 깊숙하게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점이 많다고 하지만, 하루 종일 햇빛의 양이 일정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공부방이나 작업공간은 너무 밝은 것보다는 적당하게 빛이 들어오는 게 좋기 때문에 집중력을 요하는 공간들에 많이 활용돼있는 향입니다.
최근에는 향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1. 건축 단열재의 성능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과거에는 향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단열 시공이나 자재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햇빛을 잘 받아야 결로가 생기지 않았고, 곰팡이도 피지 않았습니다. 제습기도 없었으니 자연으로부터 받는 햇빛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지요.
하지만 최근에 지어지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적용되는 창호는 성능이 매우 뛰어납니다. 냉난방 단열 시공도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좋아졌습니다. 그렇기에 북향집에 피는 곰팡이는 요즘 지어지는 건물에서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맺히던 결로도 요즘은 본 적이 없습니다.
2. 도시는 점차 향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도시를 걷다 보면 탁 트인 시야를 마주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건물들이 많습니다. 건물의 폭도 넓지가 않지요. 그렇기에 주택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가 보다 중요한 게, 다른 건물에 가려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지입니다. 아파트는 단지 구조를 설계할 때 일조량을 신경 쓰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거의 없지만, 빌딩 숲 사이에 있는 오피스텔은 남향이라 하더라도 빛이 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향보다는 주변의 건물 배치도와 높이에 따라 햇빛의 양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자가 진 남향집보다 시야가 개방되어있는 동향, 서향집의 일조량이 더 좋겠지요. 또한 과거에는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만이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주변 건물들로부터 반사되는 빛도 있기에 일조량이 조금 더 늘어납니다.
3. 대부분 사람들이 낮 시간에 집에 없습니다.
과거 여성은 결혼을 하면 가정주부 역할을 했지만, 요즘 여성분들은 집안에서 살림만 하시는 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자녀가 있더라도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낮시간에 아이가 혼자 집에 있는 경우도 드뭅니다. 대부분의 집이 낮시간에 비어있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낮시간의 해가 어떤 방향으로 들고, 일조량이 얼마나 되는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시간이 되어있을 테니까요.
4. 일조량보다 탁 트인 개방감을 선호합니다.
건축 자재가 좋아져서 곰팡이 발생하는 집이 거의 없고, 도시가 밀집되면서 향보다는 주변 건물 상황에 따라 일조량이 바뀌고, 낮 시간 대부분 집에 없기 때문에 일조량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도시, 특히나 빌딩 숲의 답답한 시야가 아닌 개방된 뷰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창을 통해 바라보는 뷰가 만족스럽다면 동향, 서향, 북향이더라도 선택한다는 것이지요. 특히나 남향집은 해가 내 시야와 일치하는 곳에 있기 때문에 눈이 부셔 바깥 풍경을 보기가 어렵지만, 북향은 해가 내 시야 뒤에 있기 때문에 눈부심 없이 밖의 풍경을 조망하기 좋습니다. 강남의 비싼 아파트들이 북향을 선택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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