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저의 뇌가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외부의 충격적인 뉴스보다 더 위험한 존재는 뉴스를 듣고 부화뇌동 움직이려는 저의 뇌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는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오랜 시간부터 생존을 위해 진화되어 왔습니다. 몸을 지키기 위해 재빠르게 위험을 인지하고 도망가야만 살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위험을 잘 회피해 온 선조들의 유전자가 퍼져 오늘날의 저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Fidelity에서 좋은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6 Biggest pitfalls for investors', '투자자에게 가장 큰 6가지 위험'이라는 글입니다. 글에서 나온 예시 중 몇 가지는 한국 상황에 맞게 내용을 변경하여 적었습니다.
첫 번째, 손실 회피
손실의 두려움은 이익의 행복보다 더 강력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한 재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돈을 잃을 위험을 우선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겁을 먹은 투자자는 아주 보수적인 방법으로 투자하고, 시장의 변동성 앞에서 과민 반응하여 주식을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위험, 저 수익 투자만을 지속하면 장기 목표(은퇴와 같은)를 달성할 만큼 돈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또한 시장이 침체될 때 두려움이 앞서 주식을 매도하면 손실이 누적되어 목표 금액을 따라잡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두 번째, 확증 편향
이미 머릿속에서 무엇인가 결정되면 그를 뒷받침하는 정보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정보는 거부를 하게 됩니다. 만일 어떤 한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회사와 관련된 긍정적인 글 10개와 부정적인 글 10개가 있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결정을 뒷받침해 줄 글을 더 관대하게 받아들입니다.
다양한 출처에서 정보를 얻고, 항상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무엇일까?"라고 자문해야 합니다. 확증 편향에 빠지면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중요한 경고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 번째, 기준점 편향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접한 정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가 숫자에 대한 기준점 편향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삼성전자 주식을 5만 원에 샀다고 자랑을 합니다. 그런데 지금 가격을 보니까 6만 원입니다. 왜인지 주당 가격이 비싸 보여서 사지 않기로 결정을 합니다.
하지만 친구가 삼성전자 주식을 5만 원에 매수했다는 것과 내가 삼성전자 주식을 6만 원에 살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산업의 미래 전망, 기업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 등이 더욱 중요하겠지요. 이미 머릿속에서 내려진 기준점을 무시하고, 투자의 기본에 집중해야 합니다.
네 번째, 최신성 편향
최신 정보일수록 머릿속에서 쉽게 꺼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시장이 하락하면 마치 영원히 하락할 것처럼 느껴지고, 시장이 상승을 시작하면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향은 주가가 가장 높은 지점에서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시장의 바닥에서 손실을 확정하여 큰 피해를 입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24시간 쏟아지는 뉴스가 더해지면 자신의 생각이 더욱 공고해집니다.
시장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주 확인하지 마십시오. 자극적인 헤드 라인의 뉴스는 장기적인 시장 동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당신의 개인적인 목표만을 바라보세요.
다섯 번째, 군중 편향
사람은 주위 사람들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함으로써 시간과 정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군중을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특정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언제나 군중의 합의가 올바른 것은 아닙니다. 2001년 iT버블을 생각해보세요. 무리에 휩쓸려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개인마다 목표하는 금액, 투자할 수 있는 기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섯 번째, 모호성 혐오
불확실성보다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이를테면 수익률이 고정된 예금과 같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자산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면, 안전지대만을 고수하는 것은 때때로 위험합니다. 예측 가능한 수익을 주는 투자 방법은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다는 뜻과도 같습니다.
6가지 위험에 대한 제 생각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 반성했습니다.
첫 번째는 확증 편향입니다.
저는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일반인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투자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외의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공부한 적이 없는 듯합니다. 사실 공부할 생각도 하지 않았고요.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여 저의 투자 방향도 계속해서 다듬어 나가야겠습니다. 지금의 투자 방법보다 더 나은 투자 방법을 찾거나, 실력이 더 쌓이면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는 군중 편향입니다.
디지털 자산 투자 시, 약 5% 정도를 포트폴리오에 담을 생각이었으나 뜨거운 강세장 앞에서 모두가 돈을 복사하고 있으니, 원칙을 무시하고 10%까지 투자 금액을 늘렸습니다. 현재 글을 작성하고 있는 5월 30일 기준으로는 큰 손실을 입었지요.
모두가 자신의 투자 방법, 철학, 행동, 습관을 검토해보면서 '혹시 내가 어떠한 편향에 빠진 것은 아닐까?' 함께 고민해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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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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