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테고리의 글은 많은 학식과 뛰어난 투자 실력을 가지신 분들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저처럼 이제 막 투자를 공부하시는 분들, 혹은 단순한 궁금증에 찾아오신 분들이 조금이라도 쉽게, 즐겁게 이해하시기를 바라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그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어제 작성했던 ETF 완전 뽀개기 1편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ETF는 특정 지수의 성과를 '유사하게 추종'해 나간다." 추종이면 추종이지, 유사 추종은 말장난도 아니고 도대체 뭔 말인가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사하게 추종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보기 위해 괴리율과 추적 오차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어려운 용어가 몇 번 나오게 될 텐데 능력이 닿는 한 최대한 쉽게 표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괴리율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기준 가격 VS 시장 가격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고 생각해봅시다.
위와 같이 호가창 가운데에서 사람들이 매도 매수 체결되는 금액이 삼성전자의 주당 주식 가격이 됩니다. 거래가 0이면 가격의 변동이 아예 없습니다.
하지만 ETF는 다릅니다. 여러 종목의 주식 가격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일종의 지수, 그냥 단순히 숫자일 뿐입니다. 즉, 사람들이 ETF를 매수, 매도하지 않아도 추종하는 종목들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계속 변합니다. 결국 ETF는 위의 삼성전자처럼 체결가가 아닌 어떤 하나의 추종하는 지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기준을 NAV [우리말로 순자산가치]라 합니다.
※ NAV : 순자산[ETF 자산에서 운용보수를 차감한 후]을 증권 수로 나눈 개념입니다. 편하게, ETF의 기준 가격으로 생각하기로 합니다.
이제 기준 가격은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또 있습니다. ETF도 결국 호가창을 갖고 있는 주식이기 때문에 사람들간 매수와 매도를 체결하면서 ETF 시장 가격을 형성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큰 문제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은행들의 실적이 좋아질 거 같아서 1편에서 얘기한 Tiger 은행 ETF를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수하게 되면, ETF 시장 가격은 기준 가격(NAV) 보다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은행들의 악재가 있어서 Tiger 은행 ETF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매도하게 되면 ETF 시장 가격은 기준 가격(NAV) 보다 하락하게 됩니다. 기준 가격(NAV)은 가만히 있는데 ETF 시장 가격만 넘실넘실 출렁거리죠. 이때, 기준 가격과 ETF 시장 가격 간의 괴리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구성 종목을 추종하는 ETF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ETF 종목들의 기준 가격이 아닌 사람들이 마음대로 사고파는 가격이 ETF 시장 가격으로 형성되니까요. 기준 가격이고 지수 추종이고 나발이고 뭐,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LP(유동성 공급자)가 출동합니다. 현재 기준가격(NAV)에 호가를 체결하여 괴리가 발생함을 막는 거지요.
2. 호가 단위의 문제
이 문제는 설명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아래의 표는 네이버 증권에서 제공하는 괴리율 표입니다.
왼쪽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기준 가격(NAV, 순자산가치)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0.01원 단위까지 표시됩니다. 그러나 ETF호가는 0.01원 단위가 아닙니다. 5원 단위입니다. 호가 단위가 정확히 0.01원 단위까지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약간의 괴리율이 늘 존재합니다.
그래서 ETF는 유동성이 풍부한 것을 사야합니다. 원활하게 사고파는 문제도 있지만, 호가창이 촘촘하지 않으면 슬리피지(내가 거래하고 싶은 가격보다 차이나는 가격에 체결)가 발생합니다.
- 슬리피지 문제도 나중에 차차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추적 오차
어제 예시로 들었던 Tiger 은행 ETF를 다시 한번 보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성 종목의 보유 비중이 나옵니다. KB금융은 21.60%를 보유하고 있네요. 그런데 매일 KB금융의 비중을 정확하게 21.60%로 맞출 수 있을까요? 물론, 가능하긴 합니다. 위의 나온 비율대로 주식을 전부 다 사버리면 됩니다. KB금융이 발행한 전체 주식의 21.60%, 하나금융지주가 발행한 전체 주식의 21.39%, 신한지주가 발행한 전체 주식의 18.39% 이런 식으로요. 그러나 딱 봐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ETF 몇 개만 운용하려 해도 수십 수백조가 필요하겠네요. 운용자금의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주식은 쪼개서 사고팔기가 안됩니다. 시장에서 콩나물 사듯이 0.3주만 주세요. 1.2주만 주세요는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완벽하게 21.60%라는 비율은 맞출 수가 없습니다. 최대한 구성비중과 동일하게 사려고 운용매니저가 노력할 뿐입니다.
지수를 추적하여 운용하지만, 완벽하게 비율대로 추적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합니다.
결국...
정리하자면,
1. 기준가 VS 시장 가격
2. 호가창의 한계
3. 운용 자금의 한계
는 어쩔 수 없이 ETF 시스템의 구조상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괴리를 줄이기 위해 운용사 매니저가 열심히 운용을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ETF의 괴리율과 추적 오차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마지막 3편은 ETF 투자의 장/단점, 운용수수료와 세금, 분배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처럼 복잡하지는 않으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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