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Fire족을 아시나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입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빠르게 은퇴하자! 정도의 뜻이 됩니다. 저 또한 Fire족에 가깝습니다. 일을 아예 그만둔다기보다는, 연봉을 낮추고 스트레스와 근무 시간을 극도로 줄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NH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에서 MZ세대를 설문 조사해보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YOLO, FLEX가 쏙 들어가고, 대부분의 젊은 세대가 빠르게 돈을 모으고 경제적 독립을 하는데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합니다.
주변 친구들도 조금씩은 다르지만, Fire족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참 재밌습니다. 대부분 말로는 조기 은퇴와 경제적 독립을 이야기하지만, 몸은 전혀 그렇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사소한 돈을 사소한 돈으로 생각하며, 그다지 필요가 없음에도 습관적 낭비를 지속합니다. 자신의 정확한 소비내역도 잘 모르며, 어디서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습니다. 몇 군데만 틀어막아도 여유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개선하려 하지 않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한 방 크게 먹는 투자만을 찾아다닙니다. 빠르게 경제적 성공을 이루고 싶다며 리스크가 큰 무모한 베팅을 시도합니다. 크게 한 방을 먹더라도(물론 50억 원 정도의 수익을 내면... 할 말은 없겠지만) 자산을 운용할 수 있어야 은퇴를 할 수 있을 텐데, 전반적인 경제 흐름과 안정적인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결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과 다르게 전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비슷한 상황을 20대에 마주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20대의 저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세계일주였지요. 젊었을 때 꼭 이루고 싶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목표였습니다. 수중에는 현금 100만 원 밖에 없었고 영어도 거의 못했으니까요. 주변 사람들 모두가 헛된 꿈을 꾼다고 비웃었지만 저는 정말로 이루고 싶은 꿈이었습니다.
일단 돈부터 해결하자는 마음으로 머리를 한참 굴리다, 시급이 높다고 알려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습니다. 말이 워킹+홀리데이지, 그냥 외국인 노동자 생활을 하러 떠난 것이었지요.
그곳에서 이를 갈아가며 생활했습니다. 처음 공장에 들어갔을 때는 주 6일, 하루에 14시간씩 고기를 썰었고, 패킹을 했습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니까 발바닥이 터질 거 같았는데 그래도 참았습니다. 목표가 있으니까요.
공장을 그만두고 마트 청소부 생활을 할 때에는 9개월간 주 7일을 일했습니다. 하루도 쉰 적이 없었습니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투잡을 했고, 차를 사는 비용과 기름값이 아까워서 고물 자전거를 하나 구해와 왕복 2시간씩 타고 다니며 출퇴근을 했습니다.
진짜 이를 악물었습니다. 영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살고 있는 곳 근처의 노인청에 찾아가서 할머니들한테 다가가서 영어를 알려달라고 하면서 영어를 배웠습니다. 근무 시간에는 혼자 일을 하니 계속해서 영어 리스닝을 했지요.
새벽마다 찾아오는 하수구 청소 아저씨 시간에 맞춰 하수구로 가서 아저씨가 기계 꽂아놓고 담배 피우는 동안 옆에서 영어로 떠듬떠듬 대화했습니다.
나중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하는 어학당에도 등록했습니다. 밤 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하고, 어학당에서 오후 2시 30분에 끝나 집에 돌아왔지요. 집에 오면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단어 외우고, 숙제하고 오후 6시쯤 잠들었던 거 같습니다.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세계일주를 할만한 충분한 자금을 만들었고, 떠듬떠듬 의사소통을 하고, 배고프면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여 20대에 1년간의 세계일주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지요.
그때 느꼈습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1년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1년을 강아지처럼 노력해야 하고, 10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10년 동안 강아지처럼 노력해야 한다. 요행은 없다. 정말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일정 시간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저는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정말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매일 같이 투자를 공부하고, 정리하여 글을 쓰고, 관련된 자료를 읽어봅니다. 다행히도 흥미가 있고 재밌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글을 쓰기 싫은 날도 있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 귀찮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합니다.
혹여나 이 글을 읽는 분이 조기 은퇴를 꿈꾸고, 경제적 자유를 꿈꾸신다면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분의 능력은 모르지만, 평범한 저와 같은 일반인이라면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물론, 사람들과의 연을 끊고 은둔할 필요도 없으며, 친구한테 밥 한 끼 못 사는 사람이 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검소하게 생활해야 합니다. 남들이 짠돌이, 짠순이라고 하면 어떻습니까. 그 사람들이 제 입에 밥을 넣어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여 과하거나 필요 없는 것을 살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600만 원 주고 산 07년식 중고차 아직도 잘 타고 다닙니다. 앞으로도 차가 퍼질 때까지 탈 생각입니다.
정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일정 수준 이상 노력해야 합니다. 어린 나이에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살아보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더더욱이 그렇습니다.
함께 10년 후, 혹은 15년 후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에 도달한 사람으로서 만나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글을 쓰다 보니, 가끔씩 흐트러질 제 자신에게도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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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어린놈이 훈계하듯 쓴 것 같은 느낌도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제 블로그 공간이기에 하고 싶은 말을 조금은 편하게 써봤습니다.
함께 원하는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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