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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5

[세계일주 여행기, 태국] #9 사람과 사람 사이가 깊어졌다. 태국, 방콕 - 2013. 12. 08 많은 여행자들이 빠이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오토바이를 일 단위 혹은 주 단위로 렌트한다. 마을을 돌아다니는 마땅한 대중교통이 없기에 오토바이가 없으면 메인 거리를 빠져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필수품인 이 마을에서 나는 오토바이를 탈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니, 오토바이를 탈 줄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오토바이 타는 것을 정말 무서워했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서 형들의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으면 손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그들의 어깨에 긴장한 내 손을 올려놓으면 어깨에 내 손바닥의 땀이 그대로 그들의 옷에 스며들었다. 항상 미안했다. 하루는 그들과 함께 자그마한 전망대를 가기로 했다. 긴장하여 흐르는 내 땀이 찝찝할 만도 할 텐데, 그들은 뒷자리에 나를.. 2021. 2. 11.
[세계일주 여행기, 태국] #8 빠이에서 마주한 유일한 관광지 태국, 빠이 - 2013. 12. 12 ~ 19 대부분의 날을 술에 쩔어보냈지만 오늘은 이 정감 가는 마을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싶었다. 빠이 시내 한복판에서 잘 둘러보면 산 중턱에 새하얀 무언가가 있는 산이 보인다. 멀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리 가깝지도 않아 보이는 정도이다. 그 곳에 뽀얀 불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금세 다녀오지만 나는 오토바이를 탈 줄 모르기 때문에 슬슬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다. 길을 모르겠으면 중간에 만나는 현지인들을 붙잡고 산 중턱을 가리켰다. 찰떡같이 알아듣고 길을 알려주었다. 걷다보니 더 이상 현지인들에게 길을 묻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단조로운 길이었다. 풍경이 꽤나 예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가는데 독일.. 2021. 2. 6.
[세계일주 여행기, 태국] #7 흔들어. 또 다시 방댕이를 흔들어 태국, 빠이 - 2013. 12. 12 ~ 19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하루 이틀만 머물다가 떠날 예정이었던 빠이에서 며칠을 더 있기로 했다. 나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많았으나 그들과 어울림에 어색함이 없었다. 언제나처럼 해먹에 누워 쉬고 있는데 이번 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3일간 레게페스티벌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방콕이나 치앙마이같은 대도시가 아니기에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 같았으나, 정말 가고 싶었다. 함께 지내는 형, 누나들에게 페스티벌을 가자고 하니, 당연히 가야하는 거 아니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원시원한 사람들이었다. 첫 날은 분위기를 보고, 둘쨋날 화끈하게 놀아보기로 하였다. 술을 마시고, 해먹에서 낮잠을 자고, 다시 술을 마시는 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하다보니 토요일이 금새 찾.. 2021. 1. 26.
[세계일주 여행기, 태국] #6 히피 느낌 좀 내보는 거지! 태국, 빠이 - 2013. 12. 12 ~ 19 빠이는 서양 히피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유명해진 마을이다. 그래서 그런지 할 게 없다. 마땅한 관광지도 없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야만 갈 수 있는 작은 전망대와 시내에서 보이는 산 중턱의 하얀 불상 정도가 갈 수 있는 관광지의 전부다. 세계 2차 대전 때 파괴되었다는 무식하게 생긴 철다리도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간다고 했지만, 나는 관심이 없었다. 약 300미터 남짓한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식당과 찻집이 이 마을의 전부다. 낮에는 주로 카페에서 시간을 소비했다. '카페인'이라는 작은 카페였다. '딴'이라 불리는 종업원이 아주 아름다웠다. 카운터 옆 작은 쪽문으로 나가면 햇빛을 받으면서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달달한 아이스티 한 잔을 마시며 책을 .. 2021.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