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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9

[세계일주 여행기, 라오스] #20 길거리 헌팅을 당했다. 라오스, 팍세 - 2013. 12. 26 어제 버스 터미널을 찾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자마자 버스 터미널부터 검색했다. 부스스하게 눈을 반쯤 뜬 형에게 다른 버스 정류장을 찾았으니 한번 가보자 이야기했으나, 형은 마음 편하게 여행사에서 사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쓸데없는 똥고집이 나왔다. "형, 여기만 딱! 가봐요. 버스 터미널 못 찾으면 바로 여행사에서 살게요" 형은 체념한 표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숙소 바로 옆 여행사를 지날 때 형의 발걸음이 한층 더 무거워 보였다. 차가 매연을 내뿜고, 태양이 내리쬔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거리를 걸으니 땀이 줄줄 흘렀다. 슬리퍼를 신은 발은 더러워지기 시작했고 콧속도 텁텁해졌다. 괜히 쓸데없는 고집을 부렸다는 생각이 .. 2021. 6. 16.
[세계일주 여행기, 라오스] #15 그는 탱크가 와도 온 몸으로 막을 사람이었다. 라오스, 방비엔 - 2013. 12. 21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이 방송된 이후, 방비엔에는 라오스 사람 반, 한국 사람 반일만큼 많은 한국 사람들이 찾았다고 하였다. 어떤 곳들이 방송되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라오스를 갔다 왔다고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이 꼭 묻는 질문이 있었다. "블루라군은 가봤어?" 물론, 다녀왔다. 동행이 된 형과 나는 방비엔에서 다른 곳은 방문하지 않더라도 블루라군만은 무조건 다녀오리라 생각했었다. 인터넷에서 봤던 그 푸르른 물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어제 클럽에서 마셨던 술 때문에 숙취로 머리가 울렸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블루라군으로 가기 위해 숙소 밖으로 나왔다. 자전거 렌털 샵을 향해 걸어가다가 태국에서 알게 된 누나와 형을 만났다. 일정을 물어보니 우리와는 .. 2021. 4. 7.
[세계일주 여행기, 라오스] #14 방비엔 클럽을 왔으나... 라오스, 방비엔 - 2013. 12. 20 방비엔에서는 동행과 함께 2인실을 사용했다. 태국 우본랏차타니 버스터미널에서 만나게 된 형이었다. 그는 나보다 2살이 많았는데, 얼굴은 그리 순해보이지 않았으나, 성격은 너무나도 순수했다. 2년 동안 취업 준비를 하다가 이번에 취업을 성공하여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끌어다가 여행을 왔다고 하였다. 급하게 여행을 떠나서 그런지, 단기간의 여행 일정치고는 계획이 너무나도 단촐했다. 이 곳 방비엔에서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한 후, 치앙마이를 여행하고 방콕으로 돌아갈 것이라 하였다. 나에게도 일정을 물어보길래, 나는 남부의 팍세라는 지역을 갔다가 방콕으로 돌아갈 것이라 말했다. 그가 잠시 고민에 빠지더니, 팍세에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가자했다. 나야 나쁠 것이 없었기.. 2021. 4. 1.
[세계일주 여행기, 라오스] #13 비어라오가 다시 마시고 싶다. 라오스, 방비엔 - 2013. 12. 20 방비엔의 명물은 길 곳곳에 보이는 샌드위치다. 평소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고, 조금 발품을 팔면 15,000킵 가격대의 국숫집을 찾을 수 있었기에 샌드위치 따위에 20,000킵이나 되는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 있던 네모난 식빵에 야채 몇 가지와 마요네즈 참치가 들어있는 편의점 샌드위치 따위와는 달랐다. 정말 양이 많고 맛 또한 좋았다. 밥 한 끼 대용을 넘어서 두 끼로 나눠먹어도 충분한 크기였다. 샌드위치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군것질 거리가 하나 더 있는데, 팬케이크다. 얇게 반죽을 펴서 다양한 토핑을 넣어주는데 개인적으로는 바나나만 추가해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곳곳에서 샌드위치 노점상을 만날 수 있으니 꼭 한번 먹어보는 게 좋다. 간.. 2021.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