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의 세상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연찮게 SWAN ETF라는 재밌는 ETF를 보게 되어 블로그에 글을 적습니다. SWAN이라는 단어가 블랙스완에서 가져온 거 같은데, 블랙스완은 발생하지 않을 거 같은 일이 실제로 발생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 911 테러 같은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블랙스완이라는 단어는 월가의 나심 탈레브가 쓴 블랙스완이라는 책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예견하면서 널리 유명세를 타게 되었습니다. ETF 작명 센스도 마음에 들고, 재밌는 ETF라 생각이 듭니다.
SWAN ETF?
Amplify Blackswan Growth&Treasury Core ETF라는 명식으로, Amplify Investments라는 회사에서 상장한 ETF입니다. Amplify라는 회사가 생소하여 검색해보니 45억 달러(한화 약 5조 원) 정도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입니다. 규모가 작고 그 외의 정보는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2018년 6월 11일에 상장된 ETF로 역사는 짧습니다. 운용 규모는 1조 300억, 운용 수수료는 0.49%, 하루 거래량은 57억 원, 배당 수익률은 1.4% 수준입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배당은 최근 자료를 찾아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구성 자체가 굉장히 재밌는데 위와 같이 미국 채권 90%와 LEAPS 콜옵션 10%로 구성되어있습니다. LEAPS 옵션은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옵션 상품 중에 하나인데 Long term Equity Anticipation Securities의 약자입니다. 그냥 편하게 만기가 긴 옵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SWAN ETF는 6월, 12월 만기 옵션 두 종류를 편입했습니다.
블랙스완이 발생하면 90%의 미국 채권이 전체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고 주가가 회복될 때는 콜옵션으로 주식 가격 상승분을 따라가는 구조로 보입니다.
콜옵션을 통한 레버리지 비율은 사이트에도 잘 안 나와있는데 다른 분들께서 역산하여 계산해보니 대략 주식 50%를 소유한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전체 포트폴리오로 보면 약 1.4배 정도 레버리징이 되어있습니다. SWAN ETF에 대해서 드는 생각들은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SWAN ETF에 대한 생각
▶ 일단 어렵습니다.
SWAN ETF를 이해하려면 선행돼서 알아야 할 개념이 많습니다. 옵션 만기와 프리미엄, 롤오버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제 막 투자에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ETF의 구조와 구성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SWAN ETF도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일종인데 자산이 어떠한 방식으로 헷지하고 상승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신뢰를 갖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신뢰가 없으면 큰돈을 넣기가 어렵고, 작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저수익으로 연결됩니다.
최소한 옵션과 롤오버 개념은 이해를 하고 투자를 하는 게 좋습니다. 아래 이야기는 만기와 롤오버 개념이 없으면 조금 이해가 어렵습니다. 제가 관련된 글을 써놓은 게 있는데 한번 읽어보신 후 아래 글을 보시면 이해가 조금 더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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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0.49%로 ETF 치고 낮은 편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파생상품을 운용하다 보니 드는 비용으로 보입니다. 또한 옵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필히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합니다. 주가가 오르면 일정 수준 지불하는 프리미엄을 받아들이겠지만, 주가에 큰 변동이 없으면 계속해서 프리미엄만큼 손해를 입습니다. 주가는 가만히 있는데 계좌가 조금씩 녹겠지요.
여기에 롤오버 비용까지 감안해야 합니다. 물론 만기가 긴 옵션이지만 어쨌든 만기가 도래하면 다음 만기 옵션으로 교체는 필히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횟수는 아니지만 롤오버가 발생하는 건 사실입니다.
경제위기가 와서 주가가 하락하면 롤오버 이익을 얻겠지만 지금과 같은 신용팽창이 계속된다면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할 가능성이 높고, SWAN ETF의 주식 옵션은 롤오버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장기간 운용하면 운용보수로 인한 년간 0.49%의 고정 손실, 주식 옵션 프리미엄 손실, 만기 롤오버 손실. 총 3가지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ETF로 보입니다.
이를 90%에 육박하는 채권의 이자로 손실 폭을 줄일 수는 있겠으나, 거꾸로 생각하면 위의 3가지로 발생하는 손실 때문에 수익으로 받아야 할 채권 이자를 못 받는 상황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 규모가 작고 역사는 짧습니다.
Amplify Investments가 사실 어떤 회사인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ETF 운용사에 대한 리스크는 배제하더라도 하루 거래량 자체가 너무 적습니다. ETF 소개 글에 몇 번 적었지만 거래량이 적으면 슬리피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호가 하나씩만 손해 보더라도 매수/매도가 쌓이면 생각보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상장도 약 3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SWAN ETF 방어 능력은 보여줬지만, 앞으로 발생할 또 다른 경제 위기에서도 잘 작동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 짧은 소견으로는 ETF 구성상 채권 비율이 높기 때문에 잘 작동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 낮은 채권 이자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현재처럼 채권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는 채권으로 90% 구성되어있더라도 많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배당 수익률도 적습니다. 그런데 이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설계 자체가 경제 위기를 방어하기 위한 ETF이기 때문에 채권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단기채부터 중기채, 장기채까지 고루 섞은 듯한데 당연히 채권 리밸런싱은 할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금리가 상승한다면 최근에 발행된 높은 금리 채권을 사기 때문에 금리 상승분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모든 채권형 ETF가 비슷하며 제가 투자하는 뱅가드의 EDV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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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분께서 많은 자산군 중, 채권에 투자하려는 이유는 분명 다양할 것입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공격적으로 극대화하고자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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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더 나은 자산배분 방식은 많습니다.
우리가 흔하게 아는, 너무나 흔해서 얘기하면 짜증 내는 주식 6 : 채권 4 포트폴리오랑 비교해보겠습니다. 조금만 공부하면 작동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만나는 ETF입니다.
위의 파란색은 SWAN ETF이며, 빨간 선은 SPY(S&P500 지수) 6 : TLT(미국 장기채) 4입니다. 수익률이 빨간색(6:4 포트폴리오)이 높은 것도 있지만, 블랙스완에 대비한다는 SWAN ETF와 코로나 시기 하락과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6:4 포트폴리오에서 SPY는 운용 수수료 0.09%(비슷한 ETF인 IVV, VOO를 이용 시 0.03%), TLT는 운용 수수료가 0.15%입니다. 합치면 0.16% 수준입니다. SWAN ETF보다 0.3%나 운용 수수료가 저렴하지요. 거기에 배당도 21년 10월 기준으로 SPY가 1.2% 수준, TLT가 1.5% 수준입니다. 주식 옵션 프리미엄도 없고, 롤오버도 없습니다.
SWAN ETF 요약
아쉽지만 저는 SWAN ETF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일단 구조가 어렵고, 투자자 모르게 세는 운용 비용이 많습니다. MDD도 주식과 채권을 적당히 섞어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블랙스완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라면 경제 위기 시에 하락을 방어하는 게 아니라 상승을 기대하는 ETF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잘 팔릴 거 같지는 않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거 같은 일을 블랙스완이라 하는데 항상 그것을 대비한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팔릴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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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틀린 정보가 있다면 고견을 남겨주세요.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성공적인 투자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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