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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라운딩4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8 푼힐 전망대를 앞두고. 네팔, 따또파니, 고레파니 - 2014. 1. 11 ~ 12 아침에 일어나니 어젯밤 치열했던 술자리의 흔적이 고스런히 나타났다. 방바닥이 난리도 아니었다. 생라면 조각과 오렌지 껍질들이 이곳저곳 굴러다니고 있었다. 형들은 제대로 기억을 못 하는 것 같았다. 어제 밤새도록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해주니 그렇게도 술을 많이 먹었냐며 일단 이 돼지우리 같은 방부터 치우기로 했다. 방을 다 치우니 어느새 한낮이었다. 오늘 하루 더 따또파니에서 휴식을 취했다가 푼힐로 이동하기로 했기에 여유가 넘쳤다. 방 입구 정면으로 설산이 예쁘게 펼쳐져있었는데, 방에 있는 의자를 들고 나와 책을 읽었다. 형들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아마도 온천을 하러 간 듯하였다. 책을 읽다 지루해져서 카메라를 연구하기 시작했.. 2021. 11. 23.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5 마지막 목표, 토롱라를 넘다.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묵티나르(3,800m) - 2014. 1. 9 새벽 3시.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오늘은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최종 공격 포인트인 토롱라를 넘는 날이었다. 어제 약간의 고산증세로 다이아막스 한 알을 먹고 잤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손발이 찌릿찌릿했다. 잠을 깰 겸 밖으로 나가니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방에서는 형들이 미니 버너를 이용해서 물을 끓이고 있었다. 차를 마시고 출발하려나 생각했는데 큰 배낭에서 물을 부으면 완성되는 군용 비빔밥이 나왔다. 마지막 날이니 힘내서, 그리고 안전하게 다녀오자 이야기했다. 약 4시쯤 장비를 챙겨서 롯지 밖으로 나왔다. 달이라도 떠있으면 좋았으련만 너무 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걱정이 앞섰다. 나는 랜턴이 없어서 중간쯤에서 앞사람이 밟.. 2021. 10. 5.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2 마낭에서 즐기는 야크 스테이크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마낭(3,540m) - 2014. 1. 6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길은 차메에서 피상까지 가는 길이었고, 두 번째는 오늘 걸은 피상에서 마낭까지 가는 길이었다. 점차 수목한계선에 가까워져 가는지 나무의 높이가 짧아졌고, 메마른 땅으로 변해갔다. 터키의 괴레메처럼 독특한 모양의 돌들도 많았다. 산행을 하는 중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혼자 걷기 때문에 특별히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나 역시도 음악을 들으면서 혼자 산행을 하는 게 편했다. 각자 자기만의 속도로 앞으로 걸어 나가면 되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조금 뒤로 처지면 체력도 회복할 겸 한 번씩 쉬었다. 대부분은 걸음이 느린 나를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오후에 마낭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 2021. 9. 13.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29 해발 2,300미터 다나큐에 도착하다.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다나큐 (2,300미터) - 2014. 1. 3 드디어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헤리네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만난 포터와 택시를 타고 베시사하르행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에 도착했다. 아침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정류장 앞 간이매점에서 짜이와 빵을 먹으면서 포터 로전과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그 사이 버스가 출발할 준비가 되었는지 경적을 울렸다. 베시사하르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순조롭게 달렸다. 창 밖 옅은 안개 사이로 산들이 보였다.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욱 안나푸르나가 더욱 신비한 곳이라는 느낌을 들게 만들었다. 버스 안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와 사람들의 재잘거림이 약간의 흥분된 떨림을 만들었다. 오전 11시, 베시사하르에 도착했다.. 2021.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