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세계 일주58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8 푼힐 전망대를 앞두고. 네팔, 따또파니, 고레파니 - 2014. 1. 11 ~ 12 아침에 일어나니 어젯밤 치열했던 술자리의 흔적이 고스런히 나타났다. 방바닥이 난리도 아니었다. 생라면 조각과 오렌지 껍질들이 이곳저곳 굴러다니고 있었다. 형들은 제대로 기억을 못 하는 것 같았다. 어제 밤새도록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해주니 그렇게도 술을 많이 먹었냐며 일단 이 돼지우리 같은 방부터 치우기로 했다. 방을 다 치우니 어느새 한낮이었다. 오늘 하루 더 따또파니에서 휴식을 취했다가 푼힐로 이동하기로 했기에 여유가 넘쳤다. 방 입구 정면으로 설산이 예쁘게 펼쳐져있었는데, 방에 있는 의자를 들고 나와 책을 읽었다. 형들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아마도 온천을 하러 간 듯하였다. 책을 읽다 지루해져서 카메라를 연구하기 시작했.. 2021. 11. 23.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7 뜨뜻한 온천과 광란의 고기 파티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따토파니(1,190m) - 2014. 1. 10 따토파니로 내려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우리만 분주했나 보다. 전날 밤 미리 예약해둔 아침식사는 우리가 눈을 뜨고 나서야 한참 후에 준비되었다. 버스 시간에 늦을까 허겁지겁 먹고 어제 알아본 버스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정말 우리만 분주했나 보다. 버스는 시간에 맞춰서 오지 않았고, 1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주변 현지인들한테 물어보니 자기네들도 모른다며 느긋하게 기다리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길 한복판에 누워 책을 읽었고, 형들은 그늘 밑에 앉아 쪽잠을 청했다. 버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두 시간 정도 늦게 왔다. 다른 곳부터 사람을 태우고 왔는지 버스 안에는 승객들이 한가득이었다. .. 2021. 10. 19.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6 끝없는 황무지길 묵티나르.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가사(2,120m) - 2014. 1. 9 아, 어제 너무 많은 술을 마셨다. 토롱라를 지났다고 다들 기분이 좋아서 한잔 두 잔 마시다 보니 결국은 과음이었다. 짐을 챙겨 롯지를 나서는데 몸이 무거웠다. 형들을 보니 표정들이 다들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묵티나르에서 좀솜까지 걷고, 따토파니까지는 버스를 타는 점이었다. 길은 황무지에 가까웠다. 토롱라까지 올라가는 길은 매우 아름다웠지만, 내려가는 길은 그다지 볼 게 없었다. 끝없이 돌산과 흙산이 이어졌다. 우리 포터가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대부분의 트래커들도 토롱라를 넘으면 그 어떤, 긴장감과 정복감이 사라지고, 트래킹이 재미없어져서 버스를 타고 많이 내려간다고 .. 2021. 10. 11. [세계일주 여행기, 네팔] #35 마지막 목표, 토롱라를 넘다.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 묵티나르(3,800m) - 2014. 1. 9 새벽 3시.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오늘은 안나푸르나 라운딩의 최종 공격 포인트인 토롱라를 넘는 날이었다. 어제 약간의 고산증세로 다이아막스 한 알을 먹고 잤는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손발이 찌릿찌릿했다. 잠을 깰 겸 밖으로 나가니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방에서는 형들이 미니 버너를 이용해서 물을 끓이고 있었다. 차를 마시고 출발하려나 생각했는데 큰 배낭에서 물을 부으면 완성되는 군용 비빔밥이 나왔다. 마지막 날이니 힘내서, 그리고 안전하게 다녀오자 이야기했다. 약 4시쯤 장비를 챙겨서 롯지 밖으로 나왔다. 달이라도 떠있으면 좋았으련만 너무 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걱정이 앞섰다. 나는 랜턴이 없어서 중간쯤에서 앞사람이 밟.. 2021. 10. 5. 이전 1 ··· 3 4 5 6 7 8 9 ··· 15 다음